글을 쓰고 번역을 하는 프리랜서입니다.
말씀을 사랑하고 고양이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고 글을 씁니다.
날마다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합니다.
때마다 시마다 말씀에서 치유받고 좌표를 찾으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가야할지 우리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발산하던 20대와 30대를 지나 이제 수렴하는 40대에 이르러 내면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기 바랍니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심리 상담도 받고, 정신분석도 받았지만 결코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이해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감을 잡을 수도 없는데, 사람들은 비난하고 오해하고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제서야 제 발로 정신의학과의 문을 두드렸고, 우울증과 ADHD 진단을 받고 2년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과 인간관계와 생활을 다 바꾸었고 내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스스로에 대한 미움과 오해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나도 나를 설명할 수 없어서 남에게 변명조차 하지 못했던 억울함과 답답함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아픈 사람이었구나 하는 안도감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고 삶을 더 편안하게 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많은 성인들이 자신의 "발달장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분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ADHD와 자아상과 심리적 경계
내 인생의 모든 문제는, 내가 심리적 경계가 없어서 선을 그을 수 없었다는 데서 비롯했다. 나는 왜 심리적 경계가 없을까? 내가 자아를 형성하려고 할 때마다 새엄마는 와서 내 자아를 발로 걷어차서 깨버리고 그 일을 반복했다. 오빠는 내가 빚어내는 자아에 말끝마다 "빙신"이라면서, 해로운 성분을 섞었다. 아빠는 하늘 보다 높은 요구와 기대로 내 자아를 얼어붙게 했다. 내게 심리적 경계가 없는 이유는 내게 적절한 자아상이 없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아상은 내가 누구인가하는 심리적인 상이다. 나의 외모는 어느 정도이며, 나의 지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적절한 판단과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고 그래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대우가 적절하며 내가 무엇을 선택할 때 일관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자아상이 적절하지 않으면 엉뚱한 선택을 하고 엉뚱한 곳에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자아상이라는 것이 너무 높아도 문제고 너무 낮아도 문제인 것 같다. 핵가족 하에서 아빠들은 자신의 딸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줄 알다. 그래서 품 안의 자식을 "공주님",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공주님"이라고 부르며 키운다. 자아상은 거울같이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공주님은 자신이 실제로 제일 예쁜 공주님이고 최고라고 생각하고 아빠만큼 자신을 사랑해 주고 돌봐주며 아빠만큼 재력이 있거나 그 이상인 남자만 눈에 들어온다. 다행히 그 과대망상을 키워준 아빠와 적절한 시기에 분리가 되어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이 아니며 나는 그저 평범하지만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인격을 만들어갈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이 공주님에게는 희망이 있다.
오 주여.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은 공주님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첫 직장의 내 사수는 지금 사십이 넘었는데 아빠가 점심에 문자로 "공주님 점심 먹었어요?"라고 묻는다. 그 공주님은 정말 떡대가 좋고 얼굴이 내 얼굴 세배만 했고 매우 뚱뚱했다. 그 공주님은 재벌 집안에 상향 지원해서 시집을 가고 싶어 했고 같이 일하는 로펌 변호사를 탐내기도 하고 상사인 노총각 상사를 탐내기도 하고 서울대 나온 동갑인 부하직원을 탐내기도 해서 회식이면 다른 차장님들이 그 동갑 부하직원에게 "절대 술 취하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이것이 자아상이 너무 높은 경우의 부작용이다. 자신을 너무 위에 두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나는 내 능력이나 외모나 내 성품에 비해서 너무 깎아내림을 당하며 살아와서 내 수준보다 스스로를 밑에다 두고, 사람들과 사고 구조가 달라서 거부감을 많이 느껴 나를 희화화하면서 조직에 핏인(fit in)하려고 애쓰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자아상이 너무 낮은 것이다. 그리고 어려서 학대를 당한 사람들은 적절한 심리적 경계를 그을 수 없기 때문에 아무나 내 삶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한다.
교회에서 어떤 후배가 언니는 자기 돈을 늘 흘리고 다니는 것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경계가 너무 낮고 없었을 정도로 나는 정신없이 휘둘리며 살아왔고 부모나 형제들은 나에게 막대하고 함부로 대하고 너무한 것을 요구하면서도 당연하게 느끼고 그 강도를 높여가면서 더 요구하고 주지 않거나 덜 주면 나에게 위협을 가할 정도로 폭력적으로 굴었다. 계모와 그 자식들 그리고 아빠는 집단으로 깡패처럼 굴고 그래도 내가 요지부동하면 온 집안에 내가 패륜아인것처럼 욕을 하고 다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면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최대한 피하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 남편이 있으면 덜 하겠지 하는 것은 착각 중의 착각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수탈의 대상이고 만만한 콩떡이고 착취의 대상 일 뿐 딸도 형제도 아니었다.
집에 담이 없으면 오만 잡상인들이 그냥 드나들 듯이 나는 사람들이 내 삶에 들어와 나에게 요구하고 달라고 하고 집어가는 것에 대해서 당황해하면서도 항변하지 못했다. 어려서부터 아주 어려서부터 당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너무 나쁜 사람을 많이 만났던 것이다. 고양이도 좋은 사람을 만나면 사랑받고 좋은 영양을 공급받고 편안하게 살지만 악한 사람을 만나면 손바닥 만한 새끼 고양이에게도 엄청 두꺼운 줄로 목줄을 매어 길들이고, 쥐를 잡는 용도로 쓴다고 밥도 주지 않고 굶기듯이, 뛰어나게 똑똑하고 마음이 여린 나는 그런 나쁜 사람들에게 자식이라고 볼모로 잡혀서 25년을 휘둘리면서 살아온 것이다.
이제 와서라도 심리적 경계를 긋는 것은 나에게는 천지가 개벽할 일이다. 나는 그 엄중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다. 사람이 옆에 있으면 내 정보를 퍼주고 더 잘 해주고 끝도 없이 잘해주면서 정서적으로 계속 의지하면서 내 일도 대신해 주기를 바라면서 계속 무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그에게도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주변에 사람을 두지 않는다. 내가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면과 너무 의존하는 면이 좋은 관계를 맺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나를 조금만 더 존중하는 부모와 형제를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내가 기초적인 것들을 좀 더 잘 배우고 사회에 나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덜 허약했으면 얼마나 더 나았으며 내가 조금만 더 나를 보호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까 간절히 바란 적도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일이고 내가 그런 심리적인 상태를 고치려면 10년 정도는 격리하면서 스스로 나를 세워 나가면서 기초를 세워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요즘에는 그냥 정상적인 부모를 만나서 정상적인 심리상태를 형성하고 나를 소중히 여기고 선을 그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만으로도 삶을 무난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는 능력에 없으면서 내가 세속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해야 가치가 있다고 요구한 부모가 너무 가증스럽게 느껴지고 그런 요구 없이 살아온 사람들이 너무 부럽기도 하다.
Título : ADHD로 살아남기
EAN : 9798223405405
Editorial : Jiye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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